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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른] #내_문체로_보고싶은_커플링

톨쟌 2016. 7. 14. 16:16



*트위터에서 #내_문체로_보고싶은_커플링 해시태그로 받은 멘션을 바탕으로 쓴 조각글 백업입니다:)



  시라카게

 

창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카게야마는 멍하니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쓰레기 버려야 하는데, 비가 오네. 턱을 괴고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를 응시하던 그는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푸욱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댔어. 스스로에게 위로하듯 작게 중얼거리고는 비척비척 쓰레기를 두는 곳으로 걸어갔다. 봉투를 단단하게 묶고 손에 쥔 카게야마는 현관으로 걸어가 신발장 안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장우산을 꺼내 들었다.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본 창문 너머에는 여전히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됐다.”

 

쓰레기를 내 버리는 곳에 꽉꽉 찬 봉투를 얹은 카게야마는 우산을 고쳐 잡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비는 이제 제법 줄어들고 있었다. 투둑투둑, 우산을 때리는 소리가 듣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돌아가던 그 때, 카게야마는 어느 집 담벼락에 기대 앉은 남자를 발견했다. 비에 흠뻑 젖어 색이 짙어진 밀빛 머리칼로 싸인 머리통이 푸욱 숙여져 있었고, 새카만 양복으로 감싸진 팔은 붉게 젖어들어가는 흰 와이셔츠의 배 부분을 감싸 쥐고 있었다. 붉은색, 붉은색? 카게야마는 문득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가지 가능성에 혼자 놀라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서툴게 건네는 말에 남자는 고개를 여전히 숙인 채로 무겁게 내저었다. 부정의 의미로 받아들인 카게야마는 서둘러 쪼그리고 앉아 남자를 부축해 일으켰다.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일을 하다가 이렇게 비 오는 날에 피에 젖어 쓰러져 있는지는 그의 단순한 사고 속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앰뷸런스 부를까요? 묻는 말에 남자는 예쁘장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거친 기침을 몇 번 내더니 또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그럼 일단 저희 집으로그제야 처음으로 동의를 표하는 남자의 허리를 잡은 카게야마는 반대쪽 손으로 재차 우산을 고쳐 잡았다. 부슬부슬, 비는 적게나마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킨카게


킨다이치는 초조한 마음에 손톱을 깨물었다. 신랑님, 촬영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손톱 깨무시면 안 돼요. 단호하게 말하는 웨딩샵 직원에게 그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촬영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곱씹고는 얼굴이 새빨개져 재차 손톱을 깨물 뻔 했지만 이번에는 열심히 눌러 참았다. 웨딩 촬영용 턱시도를 입어보고 있는 카게야마가 있을 흰 커튼 너머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킨다이치는 이번에는 입술을 깨물기 시작했고, 또 한 차례 직원에게 꾸짖음을 당했다. 무한대로 늘어져버리는 것 같은 시간을 견디지 못해 결국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연 킨다이치는 동시에 차르륵 열린 커튼 안을 보고 그 입을 그대로 벌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흰 턱시도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정리한 카게야마는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킨다이치는 순간 현기증이 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얀 옷과 검은 머리칼이 대비되어 시선이 집중되었고, 킨다이치는 그에 한 술 더 떠 세상에 오직 카게야마만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입은 검은 턱시도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화려한 디자인이 카게야마와 놀랍도록 잘 어울려 킨다이치는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말 한 마디도 뱉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카게야마를 바라보고만 있는 킨다이치에게 카게야마는 작게 헛기침을 했지만 그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결국 카게야마는 그 정적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어때?”

 

작게 뱉어지는 물음에 킨다이치는 이제 거의 눈물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결혼식 전 신부가 처음 예복을 입고 나타났을 때에 울음을 터뜨리는 신랑의 심정이 백 번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예뻐. 간신히 내뱉은 말꼬리에는 울음이 잔뜩 묻어 있었다.

 

 

테루카게

 

테루시마는 아무렇지 않게 검은 비닐봉지 한가득 캔맥주를 담아서 편의점을 나섰다. 카게야마는 내내 흔들리는 눈으로 봉지 속을 흘깃거렸다. 그 작은 머리 속에 무슨 생각이 가득 들어찼을 지 뻔히 보인다는 생각에 테루시마는 입꼬리를 씨익 올려 웃었지만 카게야마는 눈치를 채지 못했다. 이윽고 두 사람의 발걸음은 텅 빈 놀이터에 닿았다. 달빛만이 내리쬐는 조용한 풍경 속에서 테루시마는 카게야마의 손을 붙잡고 앞서 걸어갔다. 그네에 털썩 주저앉자 따라 앉는 것이 귀여웠다. 테루시마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게야마는 그제껏 참고 있던 물음을 던졌다.

 

미성년자가 술 마시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나름 진지하게 던진 말에 테루시마는 오히려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카게야마는 영문을 알 수 없어 입술만 비죽였다. 너 되게 재밌다, 말하는 테루시마의 입 안에서 은빛이 반짝였다. 혀에 박힌 피어싱을 스치듯 본 카게야마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곳에 그런 걸 하면 불편하지 않나요? 테루시마의 입가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엉뚱하게 질문을 뱉는 카게야마에게 테루시마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그 의미를 파악하고 또다시 웃었다. 익숙해지면 괜찮아. 처음엔 좀 불편하지만. 그는 능숙한 손짓으로 맥주 캔을 따 카게야마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카게야마는 캔을 받아들며 그래도 미심쩍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다가 제 손에 쥐어진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는 흠칫 놀랐다. 테루시마는 재미있다는 듯 제 몫의 캔을 따고 봉지를 모래바닥에 내려놓았다.

 

안 마셔?”

 

맥주를 한 모금 넘기고는 묻는 말에 카게야마는 잠시 망설이다가 양 손으로 캔을 쥐고 조심스레 입을 대었다. 입술을 축일 정도만 대고도 금세 표정을 찌푸리는 것이 역시 어리다는 느낌이라 테루시마는 조금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걸 왜 마십니까? 잔뜩 얼굴을 구기고 묻는 목소리에 테루시마는 결국 또 한 번 크게 웃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마츠카게아카

 

마츠카와는 아까부터 기분이 좋지 못했다. 제 앞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스무디에 꽂힌 빨대만 쪽쪽 빨고 있는 제 애인은 여느 때처럼 미치도록 사랑스러웠지만, 마츠카와의 언짢음을 단숨에 풀어버릴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그가 기분이 상한 원인의 4할 정도는 그의 애인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저의 사랑스러운 카게야마를 바라볼수록 기분이 점점 더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의자 팔걸이에 팔꿈치를 얹은 채로 턱을 괸 마츠카와는 카게야마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결국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그제야 카게야마는 마츠카와의 기분이 상한 것을 눈치챈 모양인지 슬며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마츠카와상, 무슨 일 있으십니까?”

 

조심스럽게 묻는 카게야마에게 마츠카와는 조금 화를 낼 뻔 했지만 괜한 화풀이는 하고 싶지 않았기에 심호흡을 했다. 방금 전 마주쳤던 삐죽거리는 검은 머리칼의 남자를 떠올린 그는 그 남자의 눈빛이 어땠는가를 재차 떠올리며 가만히 이를 갈았다. 그 눈빛은 분명, 저의 연인을 향한 호감 내지 욕망을 표하고 있었다.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며 마츠카와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떠난 지 오래였지만 그는 남자가 그 자리에 계속 서 있기라도 하는 듯이 허공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사람, 누구야?”

, 아카아시상이요?”

 

고등학교 때, 자주 연습 경기를 하던 팀의 선배입니다. 조근조근 말하고는 무엇이 잘못되기라도 했느냐는 듯이 저를 바라보는 카게야마에게 마츠카와는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카게야마의 성격상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지금 아카아시라는 남자가 자신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추호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창 밖을 바라본 마츠카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카게야마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해. 하지만 어떻게? 복잡한 머릿속은 도통 정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고시카게

 

고시키는 아직도 제가 카게야마와 사귀게 된 것이 꿈만 같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인지 잘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 몽환에 찬물을 끼얹는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그들이 지금껏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고시키는 카게야마와 사귀기 전부터 데이트에 대한 환상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었고, 카게야마와 사귀게 된 이후로는 그 환상들을 하나 하나 이뤄 나갈 생각에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카게야마는 고시키의 상상 이상으로 눈치가 없었고, 기대 이상으로 배구를 사랑했다.

 

카게야마, 웬 배구공이야?”

만나자며? 배구 하자는 뜻 아니었어?”

 

고시키는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속이 울렁거렸다. 나름 첫 데이트라고 옷도 열심히 고르고, 머리도 예쁘게 정리했는데! 도대체 카게야마의 뇌 구조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사귀는 사이에 따로 만나자고 얘기를 했으면 당연히 데이트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가? 그러나 애인이 생겼다며 시시덕거리는 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보통은 그냥 만나자고만 하면 상대방도 데이트라는 것을 알아채는 듯 했다. 그런 이야기를 건너 건너 듣고는 후에도 몇 번이나 데이트를 시도했지만, 카게야마는 정말 눈치가 없었고 엄청나게 배구를 사랑했다.

 

그래서 고시키는 작전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직접적으로 데이트를 하자고 말하면 카게야마도 무슨 뜻인지 알겠지. 그러나 데이트를 하자는 말을 꺼내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고 고시키는 카라스노까지 찾아와서도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 빨리 들어가 봐야 해, 고시키. 담담하게 말하는 카게야마에게 고시키는 몇 번이나 입을 열려 시도했지만 결국 카게야마는 연습에 가 보아야 한다며 메일이나 전화로 하자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카게야마! 당황한 마음에 일단 그를 불러 세웠지만 고시키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나 카게야마가 재차 뒤로 돌아서려 하자 고시키는 결국 주저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기로 했다. 그냥, 그냥 뱉고 보자. 고시키는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용기를 그러모아 목소리로 내었다. 조금은 크고, 조금은 떨리는 말.

 

나랑 데이트하자, 카게야마!”

 

 

오이카게우시

 

오이카와는 카게야마가 저를 좋아한다고 고백해왔을 때 당연히 걷어차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카게야마가 다섯 번째로 거절당할 때 까지도 유효했다. 토비오쨩은 비참한 게 뭔지도 몰라요? 조롱하는 투로 뱉어지는 말에 카게야마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으며 오이카와는 그 모습에 좋아질 줄 알았던 제 기분이 되려 저 아래로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그는 제가 카게야마를 좋아할 일은 꿈에도 없다고 여겼고 그래서 그 가라앉는 기분의 정체를 차마 밝혀내려 애쓸 수 없었다. 제가 가진 감정의 희미한 경계를 어느덧 조금씩 눈치 채고 있던 참에 찾아온 혼란은 천천히 오이카와를 짓씹듯 삼키며 그 마음에 물을 주었다. 모든 것은 아주 느리게 진행되었다.

 

오이카와가 우시지마와 입을 맞추는 카게야마를 발견하지만 않았더라도, 그 느릿함에 순간적인 가속이 붙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시지마의 손이 카게야마의 뒷목을 붙잡고, 카게야마의 손이 우시지마의 어깨 위에 얹혀진 자세로 두 사람은 입을 맞추고 있었다. 혀가 얽히고 타액이 섞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릴 정도로 진한 입맞춤에 오이카와는 순간 아찔한 현기증이 이는 것을 느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엇인지도 파악되지 않았고 다만 무언가 무거운 것이 가슴 속에서 쿵 떨어져 펑 터져 버린 것 같았다. 뜨겁고 차가운 푸른 불꽃이 마음속에서, 머릿속에서, 눈 앞에서 쾅쾅 터지는 감각에 오이카와는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느리게 떼어진 발은 이내 속도가 붙어 탁탁 소리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수돗가 앞에서 멈춰선 오이카와는 여전히 불꽃이 튀기고 있는 눈 앞을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감았고 지끈대는 머리를 무시하고 싶어 물을 틀고 머리를 디밀었다. 쏴아아 쏟아지는 찬물 안에서 시각은 숨을 죽였고 두통은 싸하게 식었다. 그러나 마음에 튀기는 불꽃 만큼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미친듯이 뛰는 심장에 오이카와는 내내 어렴풋하던 감정이 욱신대며 제 존재를 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나는

 

 

우시카게

 

우시지마는 동물과는 인연이 먼 사람이었다. 애초에 동물에 그렇게 큰 관심이 있는 것도, 동물들이 그를 잘 따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는 제 침대 위에 뻔뻔하게 몸을 들이밀고 잠에 빠진 새카만 고양이를 멍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도대체 언제 어디서 들어온 것인지 알 수 없는 녀석이 제 침대 위에 몸을 틀고 잠이 들어 있었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당황에 빠져 있던 우시지마는 이내 고양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졌다.

 

일단은 고양이를 들어서 침대에서 내려야겠지. 생각하자마자 우시지마는 그 생각의 한계점을 깨달았다. 그는 고양이를 만져본 적이 없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물리거나 할퀴어지지 않고 고양이를 들 수 있는지 알지 못했고, 그래서 무작정 고양이를 들어 옮기는 것은 꽤나 위험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그럼 어떡하지. 또다시 고민에 잠긴 그는 무표정하게 고양이를 바라보다가 일단 몸을 씻고 오기로 결정했다. 침대에서 벗어나 욕실로 향하는 그의 등 뒤에서 고양이가 깨어나 움찔거리며 발을 놀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우시지마자 욕실에서 나왔을 때에 그의 침대 위에 앉아 있는 것은 고양이가 아니라 까만 머리의 소년이었다.

 

누구냐.”

 

당황이 묻지 않은 덤덤한 목소리였지만 그는 충분히 놀라 있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침대 위에 있는 것은 고양이 한 마리 뿐이었는데, 그 녀석은 간데 없고 처음 보는 꼬마 한 명만 덩그러니 앉아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불을 칭칭 뒤감아 쓴 소년은 그루밍을 하듯 손에 입을 대고 핥다가 우시지마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고양이의 것처럼 세로로 긴 동공을 한 파란 눈이 반짝였다. 우시지마는 살짝 조급해져 재차 물었다. 누구냐니까. 그제야 소년은 배시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 토비오!”

 

이름을 말하라는 뜻이 아니었는데. 우시지마는 소년을 가만히 바라보다 허탈한 마음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앙다물었다.